2026-03-23 HaiPress
20㎏ 소매가 6만2605원
산지 쌀값은 19.7% 상승
8월 의무매입법에 시장 촉각
과잉생산 속 상승 고착 염려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 뉴스1 쌀 20㎏ 평균 소매가격이 7개월째 6만원대를 웃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이 비싸다고 느끼는 이른바 ‘심리적 마지노선’에서 가격이 내려오지 않는 양상이다. 오는 8월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정부가 초과 생산량을 의무적으로 매입해야 해 쌀값이 쉽게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20일 쌀 20㎏ 평균 소매가격은 6만2605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보다 13.03%,평년보다는 15.88% 오른 가격이다. 10㎏ 기준가격은 더 가파른 속도로 상승했다. 지난해와 평년 대비 각각 23.27%,25.92% 급등했다. 쌀 산지가격 역시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이달 15일 기준 20㎏당 산지 쌀값은 5만7706원으로 1년 전보다 19.7% 올랐다.
통상 수확기인 10월 이후엔 쌀값이 안정을 찾지만,전망과 달리 해가 넘어서도 좀처럼 잡히지 않는 모양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쌀값 강세가 장기화하자 지난달 말 정부 양곡 15만t을 시장에 순차적으로 공급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이에 지난 13일부터 정부 양곡 물량이 공급되고 있다. 쌀값이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려면 시간이 걸린다는 게 농식품부의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쌀이 매년 남아도는데도 가격이 뛰는 이유에 대해 정부 정책을 꼽고 있다. 농식품부는 쌀값 안정을 위해 시장에서 쌀을 격리해왔다. 지난해 쌀값이 급등한 배경으로는 2024년산 쌀 26만t을 초과 생산분인 5만6000t의 약 4.6배 수준으로 과도하게 격리한 것이 기폭제가 됐다는 지적이다. 심지어 지난해 수확기인 10월에도 쌀이 과잉생산됐다며 10만t을 추가 격리하기로 했다가 올해 초 계획을 뒤집은 바 있다.

정부가 예산으로 쌀값을 지탱하면서 인위적으로 가격에 개입하는 구조가 이어지는 한 쌀값을 잡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쌀 가격 안정을 위해 투입되는 국가 예산은 1조원대가 넘는다.
관건은 올해 8월부터 시행되는 양곡관리법이다. 양곡관리법은 쌀 생산량이나 가격 하락폭이 일정 기준을 초과하면 정부가 초과 생산량을 의무적으로 매입하도록 한 것을 골자로 한다. 지금도 예산으로 쌀값을 지탱하는 구조인데,8월부터는 이를 법으로 강제하는 셈이다. 정부가 쌀을 사들이겠다는 신호가 시장에 퍼지면 산지 가격은 다시 들썩일 수 있다. 공급과잉에도 쌀값이 오르는 기이한 현상이 법제화와 함께 고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대해 김한호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양곡관리법이 시행되기 전이라도 예상되는 부작용을 최대한 전망해 조금이라도 고쳐 나가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양곡관리법 시행으로 쌀값이 계속 오르기만 할 것이라는 전망은 기우란 의견도 있다. 김상훈 충남대 농업경제학과 교수는 “양곡관리법이 기본적으로 공급에 대한 관리를 강화해 쌀 가격이 떨어지는 데 대응하는 것이 맞긴 한데,무조건 가격을 높이는 데만 초점을 두는 것은 아니다”며 “정부도 쌀 가격이 오르도록 마냥 놔두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가오는 오는 6월 3일 지방선거도 고비다. 익명을 요구한 한 농업전문가는 “농업인들 사이에서 이번 정부가 쌀값을 쉽게 떨어뜨리는 정책을 펴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많이 형성돼 있다”며 “특히 6월 선거를 앞두고 농심을 건드릴 수 없기 때문에 당분간 쌀값이 잡히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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