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16 HaiPress
사진작가 이정진 PKM갤러리 개인전 '언신/씽'
풍경·일상 사물 촬영후
한지에 인화 독특한 질감
수묵화·드로잉 연상시켜
"사진과 회화 경계 허물어"
FT·가디언 등 해외서 찬사

작가 이정진이 2024년 아이슬란드 산을 촬영한 작품 'Unseen #62'. 수묵화를 연상시키는 간결한 표현과 한지에 인화한 후 디지털 작업을 거친 독특한 기법으로 영국 미술계의 찬사를 받았다. PKM갤러리
"사진과 회화의 경계를 넘나드는 깊은 질감이다."
지난해 6월 한국 여성 사진작가가 런던 미술계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한지에 인화하는 독특한 아날로그 기법을 선보이는 사진작가 이정진(65)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영국에서 첫 개인전을 헉슬리-팔러 갤러리에서 열고 2024년 촬영한 아이슬란드 풍경 사진 10점을 발표했는데,유력지 가디언에서 별 다섯 개 중 네 개를 줬다. 가디언은 "한국의 수묵화를 보는 듯하다"며 "극적인 풍경에 장대한 문학적 성경과 인간 감정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녹여냈다"고 극찬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주말판 전면에 그의 개인전을 소개했다.
서구의 찬사를 받았던 그 작품들이 서울에 상륙했다. 서울 삼청동 PKM갤러리에서 6년 만에 열리는 개인전 'Unseen/Thing'에서다. 이번 전시는 아이슬란드 풍경을 다룬 'Unseen' 시리즈와 일상의 사물을 바라본 'Thing' 시리즈로 나뉜다. 20년의 시차를 둔 작업이지만 풍경과 대상을 통해 내면을 마주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아이슬란드는 태초의 숨결을 간직한 곳으로 많은 예술가에게 성지와도 같은 장소다.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오랫동안 작업해온 미국의 황량한 사막과는 확연히 다른 기운을 느꼈다고 밝혔다.
"정적이고 고요한 사막에서는 명상하듯 천천히 작업했는데,아이슬란드는 굉장히 거칠게 다가왔어요. 5월에 촬영했는데 봄·여름·가을·겨울 사계를 다 경험했어요. 시시각각 변하는 바람,구름,파도는 촬영하는 입장에서 굉장히 공포스러울 정도였지요."

자연의 위력 앞에 흔들리는 내면의 마음이 흑백 풍경 사진에 녹아 있다. 검은 화산암과 흰 눈,파도와 바위는 보는 이의 감정에 따라 다르게 느껴진다. 풍경과 사물의 경계는 흐릿해서 사물의 구체적 재현보다는 본질을 추구하는 추상화와 닮았다.
촬영은 한 달 내에 끝났지만,후반 작업하는 데 무려 10개월이 걸렸다고 작가는 고백했다. 풍경을 촬영한 다음 한지에 붓으로 감광 유제를 바른 뒤 그 위에 인화한다. 이를 다시 디지털로 스캔하고 보정을 거쳐 프린트한다. 자신만의 사유와 노동을 통해 이정진만의 시적인 스타일을 완성한 것이다. 에디션은 3~5개로 적다.
전시장 2층에서 만나는 'Thing' 시리즈는 작가에게 있어 유일한 스튜디오 촬영 결과물이다. 여백이 강조돼 한층 더 한지의 미세한 결이 느껴진다.
"명상하다가 붕 떠 있는 듯한 체험을 했는데 사물들도 좀 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어요. 숟가락을 숟가락으로 보는 게 아니라,나와 만나는 지점에 관심이 있지요."
홍익대에서 도예를 전공한 작가는 잡지 '뿌리깊은 나무' 사진기자로 활동했으며 울릉도에서 심마니처럼 살아가던 노인을 1년간 기록했다. 1980년대 말 뉴욕대 대학원에서 사진을 전공한 뒤 사진계 거장 로버트 프랭크 조수로 생활하며 사진 매체의 고정관념을 깨는 예술적 전환을 이뤘다. 현재까지 뉴욕을 기반으로 독보적인 작업세계를 구축해 오고 있다.
35년간 사진으로 내면을 고백해온 그는 "앞으로 사진과 회화의 경계가 더 허물어지길 바란다"며 "사진적 요소가 점점 사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시는 5월 23일까지.
[이향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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